[앵커]
교육현장의 시급한 문제 또 있습니다.
학생이 없어서 사라지는 학교, 이제 지방 소도시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서울의 공립 고등학교도 신입생이 부족해 폐교를 하는 운명에 놓였는데요.
저출산이 가져온 안타까운 현실을 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얼마 전 폐교가 결정된 서울 도봉고등학교입니다.
[서울 도봉고 학생]
폐교 소식 들었을 때 아 이게 맞나 싶었고, 억울하긴 했는데 뭐 어쩔 수 없죠. 현실이라는 걸 받아들여야죠.
이곳 도봉고에 작년에 들어온 신입생은 63명, 올해는 불과 45명의 신입생만 입학했습니다.
현재 전교생 수는 159명인데요.
학교 운영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신입생이 급감하자 2024년 폐교하기로 결정됐고, 1학년은 전원 전학을 갔습니다.
5년 전, 시끌벅적했던 학교는 학생이 줄어들면서 썰렁해졌고, 다른 학교로 전학조치 된 1학년 학생들은 원치 않은 혼란을 겪어야 했습니다.
[현장음]
(여기 도봉고에서 전학온 친구 있어요?) 여기요.
[도봉고 전학생]
(어땠어요? 갑자기 전학 결정됐을 때) 불안하긴 했는데. 애초에 인원수를 조금만 받으려면 (학생을) 안 받았어야 되지 않나.
[도봉고 전학생]
하늘이 무너졌어요. 도봉고 배정되고 인원수 듣고 그랬어요.
인구 감소로 서울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4곳이 사라졌거나 폐교 예정인 가운데, 도봉고는 일반계 고등학교가 폐지되는 첫 사례입니다.
[도봉고 관계자]
서울에서도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죠. 저출산이 보통 문제가 아니죠. 개교할 땐 한 반에 40명씩 됐었어요. 너무 안타깝죠.
서울 시내 폐교 위기에 놓인 학교도 최소 4곳으로 늘었습니다.
서울 송곡여자중학교는 최근 이사회의 폐교 논의로,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가 반대 집회에 나서는 등 술렁이고 있습니다.
[송곡여고 법인 관계자]
(전교생) 300명 이하는 폐교·통폐합 기준입니다. 그런데 저희는 몇 년 전부터 200명 미만이고 지금은 (학생수가) 176명 정도입니다.
[현장음]
"반대한다, 반대한다, 반대한다!"
[송곡여중 졸업생]
(모교가 폐교되는 것인데 그 소식 듣고 어땠어요?) 선생님들은 실직 위기에 놓이신 거잖아요. 애들도 얼마 안 남았고 폐교 하려고 하긴 하는 건데. 모교가 사라지는 것이니까.
[송곡여중 학부모]
우는 아이도 있었어요. 친구들이 놀린다는 거예요. "너네 학교 폐교된다며. 그런 학교 왜 다녀."
저출산이 드리운 그늘에 모교를 잃어버리는 아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서울 도봉고 학생]
폐교 당하면 다시 여기 올 수도 없을 것이고 제 학교가 사라져서 제 후배들도 이제 다 없을 것이고. 그게 너무 슬펐어요.
여인선이 간다였습니다.
제작 : 박희웅, 김인혜
섭외 : 강전호
여인선 기자 insun@ichannela.com